독서법 : 장르별 독서속도 책의 장르에 따라 각자 다른 속도로 책을 읽고 있어요. 크게 빨리 읽기와 천천히 읽기로 나누어서 정리해 봤어요.
1.빨리 읽기 (최대 하루, 최소 한 시간)
ㆍ소설 소설은 단숨에 읽어요. 이야기가 만드는 리듬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중간에 끊지 않고 한번에 다 읽는 걸 선호해요.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정서, 분위기, 문체를 통해 가장 자주 떠오르는 단어를 소설을 대표하는 정서로 정하고 기억해요. 소설은 읽을 때는 빨리 읽지만 읽고 난 후의 작업이 길어지는 장르에요. 읽고 나서 미리 골라둔 문장을 필사하고, 플롯의 구조나, 독자에게 던지고자 한 주제나 의도에 대해 곱씹는 시간을 만들어요. 빨리 읽으나 천천히 해석합니다.
ㆍ자기 계발서 자기 계발서에도 사실은 트렌드가 있어요. 예전에는 오래 열심히 하면 길이 보인다. 1만 시간의 법칙 등등 오랜 시간을 들이면 발전 가능하다는 양적인 자기계발을 권했다면, 이제는 가장 적은 시간을 들여 최대의 아웃풋 내기, 콘텐츠에 나를 연관 짓는 자기 계발이 트렌드에요. 수 십 년 동안 읽히는 바이블같은 작품이 아닌 이상 신간은 빨리 읽고 그날 바로 책 속 주장을 하나 생활에 적용하고 활용해요.
ㆍ투자,경제,경영서,미래예측서 투자 경제 분야는 그 시대의움직임, 시류를 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대표적 분야잖아요. 새로운 정치세력의 대두와 새로운 정책에 말미암은 경제분야의 필연적인 변화는 투자 경향 변화로 연결되니까요. 빠르게 읽어서 파악하고 가까운 시일의 투자에 반영하려고 해요.
2.천천히 읽기 (최대 세 달, 최소 일주일)
ㆍ인문서(동서양 고전/철학/심리학 등등) 성질이 급해서 시도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에요. 이 장르는 빨리 읽으려 하면 할수록 끝없이 밀어닥치는 파도를 맨몸으로 받아내며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는 기분이더군요. 읽었다고 생각한 책이 뇌 사이를 부지런히 빠져나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장기전으로 접근하게 됐어요. 한 달에서 세 달에 걸쳐 한 권의 인문서를 상대(?)합니다. 고전의 경우, 원문과 해설을 꼼꼼히 읽고, 깊이 연구하시는 교수님들께서 쉽게 풀어낸 해설서도 동시에 두 세권 함께 진행하고요. 그리고 자주 사용되는 단어를 수집하는데 주력해요. 빈도 높게 출현하는 단어는 그 책이 말하는 주제를 주로 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주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피곤하지 않은 뇌에 입력하기 위해 아침 독서 루틴에 더해서 조금씩 읽어요. 어떤 때는 한 문장만 읽기도 하면서 책이 던지는 화두를 아침에 소량 흡수하고 하루 종일 곱씹어 보고 생각해보길 좋아합니다. 읽은 후 해석하는 ‘소설 읽기 방식’보다는 읽어가면서 세계관을 파악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그렇게 읽다 보면 다 읽을 무렵엔 단단하고 높은 신전 속 아득한 신 같았던 책이 하나의 입체적인 얼굴을 한 친근한 인간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천천히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결국 자신을 위한 지식으로 새로이 만들어 간직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네요.
ㆍ시 소설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를 수백 페이지에 걸쳐 풀어냈다면, 시는 충분히 압축된 짧고 진한 예술이라 생각해요. 이런 형성 원리를 생각하면 빨리 읽어낼 수가 없는 장르라 할 수 있겠네요. 적은 수의 문장에서 작가의 의도, 대비, 정서, 상징, 숨겨진 이야기까지 파악해야 하니까 천천히 일상에 더하며 읽어요. 주로 저녁 독서 루틴에 읽어요.
ㆍ에세이, 산문 일단 형광펜을 들고 시작해요. 에세이는 그 작가의 생각은 물론이고 문체가 가장 돋보이는 아름다운 장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개성이 드러나는 문장, 단어, 단락, 자주 사용하는 표현 등을 발견하면 바로 줄을 그어요. 포스트 잇이 불가능한 장르에요. 작가가 활동하는 메인 장르가 다를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른 각도에서 그 작가의 문장과 생각을 바라볼 수 있어서 장르로서는 가벼운 곳에 분류하지만, 창조로 향하는 사고의 과정이나 세상에 일어나는 일을 색다른 안목으로 보는 작가의 시선을 특유의 글로 풀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깊이 있는 장르에요. 한 명의 작가를 입체적으로 보는 계기가 되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천천히 시간을 들여 진행합니다. 저녁 독서 루틴 때에 읽어요.
크게 빨리 읽기와 천천히 읽기로 이분적으로 적었지만, 아시다시피 중간 속도로 읽기로 존재해요. 모든 장르에 적용 가능하겠죠. 어려웠지만 유독 이해가 잘 되는 책, 남들은 금세 소비했지만 나에게는 좀 다를 깊이로 다가오는 책 등등이요. 자신의 독서생활에 저의 독서 관점을 하나 시험 삼아 더해보시면 색다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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